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즈와 국악…공통점 있을까
어려서부터 국악은 참 좋아했다. 아무나 쉽게 빠져들 수 없는 장르임에도 난 유달리 국악 쪽에 관심을 많이 두었다. 시초는 아마도 시조였을 것이다. 평시조에서 사설시조, 엇시조, 그리고 몰라도 되는 양장시조, 단장시조 뭐 이런 것들이 있지만 이런 건 놔두고 평시조를 글로 읽었을 때와 소리, 그러니까 창으로 들었을 때 그 느낌이 얼마나 다른지는 들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아마도 고2 쯤이었을 것이다. 괜히 학교 문학 동아리에 들어서는 체질에 맞지도 않은 시조에 빠졌을 때 별난 호시김이 동했던 것이다. 세 개의 평시조를 각각 녹음 테이프에 담아 동시에 플레이를 시켜봤다. 음악적 감각이 별로 없어서 각각의 평시조, 즉 청산리 벽계수야, 이화에 월백하고, 이몸이 죽고죽어를 각각 들었을 때 전혀 다른 창인줄 알았다. 그런데 녹음길를 통해 들었을 때에 이 세 시조가 가사만 다를 뿐이지 같은 음정으로 불려지고 비슷한 길이에서 끝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유레카를 외쳤다.
친구들은 꿈에도 모를 이 위대한 발견 때문에 문학과 국악에 점점 빠져들었고 일종의 취미로 정착하게 되었더랬다. 음악에는 젬뱅이고 손방이라 이후론 국악 아니면 가요나 종종 듣는 수준이었는데... 경남도민일보가 재즈 음악회를 유치하면서 한 두번 보게 되고 최근에 이리저리 기사를 다루면서 재즈를 공부하게 되고 빠져들게 되었다. 아직은 빠져든대도 아, 이게 스윙인가, 아 이건 보사노바? 하는 정도다.
전혀 몰라도 된다고 여기며 살아왔던 재즈의 세계가 이렇게 가리늦가 관심 영역 속으로 들어온 건 아마도 취재 차 배웠던 공부 때문일 것이다. 그래...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으니...
건 그렇고 아직 재즈와 국악을 섞어서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모르겠다. 이놈들이 사랑에 빠졌다는데... 그게 궁합이 맞는 것인지는.... 아쉽게도 볼 수 없다. 뭐 앞으로 들을 기회는 있겠지.
안산팝스오케스트라 19일 도문화예술회관 공연…퓨전국악그룹 악녀 출연
재즈가 흐르는 봄밤에 국악의 꽃을 띄운 무대가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지역사회공헌을 위한 사회적기업 상품 서비스 공모사업으로 한국남동발전이 주최한 무료 공연이다.
재즈는 마니아층이 여느 음악 장르보다도 두꺼운 만큼 공연 기획만 되면 객석이 여간해서 비워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번 주말 도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할 ‘안산팝스오케스트라’ 역시 2009년 창단해 꾸준한 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이기 때문에 연주실력과 기획 운영에 전문적인 노하우가 있는 단체다.
이번 진주 공연에선 재즈에 국악을 접목했다. 협연은 아니지만 재즈와 퓨전 국악을 비교하고 그 차이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
안산팝스오케스트라는 이날 7개의 연주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부에선 먼저 칙 코리아의 ‘Spain’을 연주한다. 이 곡은 다른 연주가들에 의해 다양한 버전으로 연주되고 있다고 한다. 중저음으로 퍼지는 베이스의 울림으로 시작하는데, 재즈의 부드러움과 금관악기의 임팩트한 요소가 부각되는 곡이다. 후반부엔 드럼이 즉흥으로 연주되며 곡의 재미가 더욱 상승하는 효과를 발한다. 재즈의 가장 큰 특징이 즉흥연주 아니던가.
다음 곡은 척 맨지오니의 ‘Feel so good’이다. 이 곡은 잔잔한 운율에 플뤼겔호른의 애잔한 소리가 매력인 작품이다. 척 맨지오니는 이 곡을 발표하면서 1970년대 후반 유명해지기 시작했으며 모던재즈 분야에서 천재성을 나타내며 많은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이어지는 곡은 영화 시네마천국의 주제곡으로 널리 알려진 ‘Cinema Paradiso’다. 서부영화 하면 언필칭 이름을 떠올렸던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의 곡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주인공 살바토레의 어린 시절 모습과 영상 기사 알프레도의 우정을 떠올려봐도 좋겠다.
대체로 조용한 재즈곡들이 객석을 잔잔하게 만들고 나면 한자로 표기하면 전혀 다른 느낌의 이름이지만 발음만으로도 임팩트 있는 퓨전국악그룹 ‘악녀’가 등장해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대금과 해금 반주로 흥겨운 노래를 들려준다.
안산팝스오케스트라 공연 모습./안산팝스오케스트라 홈페이지 갈무리 화면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뒤 1부가 시작된다. 2부 첫 곡은 동요 ‘엄마야 누나야’를 김하양이 편곡한 곡이다. 귀에 익숙한 이 노래가 안산팝스오케스트라에 의해 어떻게 연주될지 자못 궁금하다.
두 번째 곡은 ‘마스퀴나다’라는 작품이다. “오~ 아리아라이오 오바오바오바~” 원곡 작곡자는 조지 벤이지만 세르지오 멘데스와 브라질66이 함께 불러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후 2000년대에 멘데스와 블랙 아이드 피스가 다시 부르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 곡은 브라질66가 부른 곡보다 한층 경쾌하다.
2부 세 번째 곡 역시 유명한 재즈다. ‘Fly me to the moon’. 바트 하워드가 1954년에 작곡한 것인데 처음엔 제목이 ‘In other words’였다. 그랬는데, 8년 후인 1962년엔 피아니스트 조 하넬이 보사노바로 편곡하여 제목을 ‘Fly me to the moon’로 붙이면서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특히 프랭크 시나트라가 자신의 앨범에 수록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기도 했다.
안산팝스오케스트라 공연 모습./안산팝스오케스트라 홈페이지 갈무리 화면
이번 공연 마지막 곡은 ‘Sing, Sing, Sing’이다. 재즈가 미국 대공황 시대를 거치면서 한때 침체기에 빠졌을 때 신나는 춤곡으로 광풍을 일으켰던 스윙재즈의 대표곡이다. 재즈 마니아라면 모르는 이 없겠지만 스윙재즈는 빅밴드 그룹에 의해 시대를 풍미했다.
빅밴드는 15~20명의 멤버로 이루어진 재즈 오케스트라다. 대표적 가수로 듀크 앨린턴, 배니 굿맨, 글렌 밀러 등이 있다. 이 ‘Sing, Sing, Sing’은 바로 베니 굿맨의 전성기 시절 대표곡이다. 이 곡은 할리우드 영화 배경음악으로도 자주 활용되기도 했다.
문의 : 031-416-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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