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미술교류전_제21회 동서미술의 현재전
지난 22일부터 시작한 영호남미술교류전이 오늘 막을 내린다. 지난주 토요일 3.15아트센터 소극장 앞에서 무풍지대 연습을 할 때 잠깐 들러 관람할까 했었는데 시간적 여유를 얻지 못해 아쉬웠는데, 오늘 화요명작예술감상회 수업을 듣고 짬이 나서 다행히 관람할 수 있었다.
영호남교류전이 올해 21회라고 하니 제법 역사가 깊다. 작품들 수준도 상당하다. 이렇게라도 관람할 수 있었던 게 얼마나 다행이랴 싶다.
국제회의장 옆에 있는 2전시실부터 둘러봤다. 2층의 1전시실에 전시된 작품들까지 모두 합치면 아마 300여점 될 듯싶다. 대부분 10호 남짓한 작품들로 몇몇은 돈만 있으면 소장하고픈 것도 있었다.
나는 이런 미술전시회를 둘러보면서 나름 괜찮다고 자부하는 습관이 하나 있다. 전시 작품이 많을 때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쭉 둘러보다가 딱 필이 오는 작품 앞에서 최소 2분 이상을 집중하는 건데... 여러 상상을 펼쳐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진도 한 방 찍고.
이 작품은 채수평 작가의 것으로 'anchovy'라는 제목이 붙었다. 스티로폼에다 그렸다고 하는데, 스티로폼 느낌은 없고 절단한 나무에 그림을 그린 느낌이다.푸른 달밤 물고기들의 유영이 묘한 감상으로 이끈다.
2전시실, 작품을 관람하는 내방객. 다른 사람이 보면 내 모습도 저러하리라.
서순례 작가의 '꿈꾸는 정원-꽃물 들다'. 캔버스에 아크릴 한지로 제작한 작품. 수국을 표현한 것 같다. 나뭇잎과 꽃잎, 나비를 하나하나 오려 붙인 다음 채색을 한 것 같다. 그래서 입체감이 도드라진다. 진한 향기로 유혹하는 수국에 날아든 나비의 삼각관계가 인생을 엿보게 한다. 사랑과 질투. 그리고 변화.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 한컷. 가질 수 없으니 기억에라도 담아놔야지.
송혜주 작가의 이 작품은 제목이 없다. 그의 작품 대부분 이렇게 제목이 없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얼마전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2층 전시실에서 봤던 작품이다. 캔버스에 아크릴물감으로 만든 작품. 그는 대부분 이런 추상화를 많이 그리는데... 그의 독특한 묘사를 느낄 수 있다. 그의 다른 작품들과 구분하기 쉽지는 않지만.
도록을 하나 얻었다. 이런 도록을 하나 얻어놓으면 종종 다른 전시회에서 어떤 작품을 봤을 때 기억을 되살리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권현자 작가의 '4월의 향기'란 작품. 여러 재료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끝이 삐져나온 실도 보인다. 밥상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여튼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작품이다. 그래서 음... 산뜻한 느낌?
서영덕 작가의 2017-정(昔·석). 제목이 흠... 정은 정인데 옛날의 정이란 뜻일까. 달 표면 크레이터를 보는 듯도 하고 불가사의 신비한 지구 현상을 보는 듯도 하고 아주 오랜 옛날 원시 동굴벽화를 보는 듯도 하다. 그러면서 소싸움을 은근히 묘사하기도 했는데,,, 선의 구상과 면의 추상이 어울려 환상적인 장면을 표출했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 든다. 이 작품 앞에서 좀 오랫동안 상상 속에서 헤맸다.
이선정 작가의 '통영 인상'. 산과 섬, 바다와 언덕. 통영을 과감하게 무채색으로 단순화했다. 그래서 유채색의 망루가 더욱 돋보이는 모양이다.
김덕진 작가의 '백복도'. 福이라는 한자를 100가지로 표현했다. 그래 우리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복도 이렇게 많으리라. 감동이 있어서라기보다 글자 하나를 두고 이렇게 많은 형태로 표현이 가능하구나 싶어 사진을 찍어봤다. 나무 재질은 느티나무란다.
하쿠나 마타타. 아프리카 남동부 케냐와 탄자니아 지역 언어. 스와힐리어로 '모든 게 잘 될 거야'란 뜻의 말.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언 킹'에서 심바 친구... 이름이... 그래, 티몬과 품바가 불렀던 노래다. 심바는 그래서 이 말은 좌우명처럼 읊조린다. 여진모의 이 작품을 사진찍은 이유는 설명에 나와 있는 '알마시카에 채색'이란 문구 때문이다. 대체 '알마시카'가 뭔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공예품으로 많이 사용되는 나무다.
한지에 분칠을 한 김점숙 작가의 '만다라'라는 민화 작품이다. 한동안 이 민화를 배우고 싶어서 안달이 난 적도 있었는데... 언제 기회가 생기면 이걸 꼭 배워봐야겠다. 채색이 핵심이겠지만... 이 민화기법을 활용하면 삽화가 아주 재미있을 거라는 그런 뭐 생각.
이정희 작가의 10호짜리 '숲'이라는 유채 서양화다. 이 작품 앞에서도 한동안 숲을 헤맸는데, 어스럼 겨울 달밤의 숲은 하나다. 모든 나무는 서로 손을 뻗어 연결함으로써 의지하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포근하기도 하다. 기운 눈썹달이 고요한 숲의 적막을 살짝 흔드는 것 같다.
영호남교류전 감상문 끝. 아마 다시 또 관람하면 오늘 보지 못했던 다른 감동의 작품이 눈에 띌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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