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뭘볼까]한여름밤 낭만의 플루트 선율
비플루티스트 앙상블 제4회 정기연주회 16일 성산아트홀 소극장서
플루트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은 무엇일까? 우선 딱 떠오르는 음악이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음 직한 비제 곡 ‘아를르의 여인’. 바이올린과 어울려 맑고 상큼한 소리로 낭만의 호수 속으로 밀어넣던 그 멜로디.
그런 플루트 특유의 청아한 음악을 한껏 들을 수 있는 연주회가 이번 주말 창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창단 4주년을 맞은 ‘경남 비플루티트스 앙상블’이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경상남도와 경남메세나협회 등에서 후원했다.
경남 비플루티스트 앙상블은 ‘Be + Fiutist’, 즉 ‘진정한 플루티스트가 되어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플루트 연주단이라고 한다. 구성원은 대부분 직장인과 주부 학생들로 이루어졌다.
이번에 비플루티스트와 함께 학생들로 이루어진 ‘앙상블 벨르’, 주부들 중심으로 구성된 ‘비아트 앙상블’도 무대에 올라가 플루트의 매력을 양껏 발산할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플루티스트들의 무대인 만큼 플루트 연주가 메인이다. 여기에 협연으로 바이올린이 등장하고 피아노가 보조하는 연주이므로 준비된 다양한 곡들은 플루트를 중심으로 편곡됐다.
플루트가 어떤 악기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있겠느냐만 간단히 소개하자면 넓은 의미에선 리드 없이 관에 바람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관악기를 총칭하는데, 지금은 우리나라 대금처럼 옆으로 잡고 연주하는 ‘가로 플루트(traverse flute)’만을 이른다.
그렇다면, 여기서 퀴즈. 금속으로 만든 요즘의 플루트는 금관악기일까, 목관악기일까?정답은 목관악기다. 리코더,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등도 목관악기 계열이다. 플루트가 금속으로 만들어졌어도 목관악기인 이유는 오랜 세월 목관악기로서 연주되어 온 전통 때문이라고 한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목관악기 플루트의 음색은 앞서 언급했듯이 맑고 청아한 게 특징인데 이러한 플루트로 연주되는 이번 공연의 곡목들에 대해 먼저 알아본다면 한층 유익하고 감동적인 음악 감상이 될 것이다.
경남 비플루티스트 앙상블의 연주 모습./경남 비플루티스트 앙상블 제공(이하 동일)
프로그램 팸플릿을 보면 첫 연주곡은 피아노 타이틀 모음곡이다. 캐논-가보트-트리치 트라치 폴카-크시코스 포스트. 여기서 캐논은 원래 앞선 멜로디를 따라 가며 연주하는 대위법의 연주법을 이르는 말이기도 한데 파헬벨의 캐논변주곡이 유명하다. 요즘은 25현 가야금으로도 많이 연주되고 있다.
이어지는 곡 가보트는 17세기 프랑스 가보 지역에서 생긴 보통빠르기의 춤곡인데 발레와 오페라 곡으로 소개되면서 유럽 전역에 전파된 음악이다. 또 트리치 트라치 폴카는 요한 슈트라우스 작곡으로 유명한 곡이다. 원래 보헤미아의 민속춤곡인데 리듬이 쾌활하고 템포가 빠르다.
그리고 크시코크 포스트는 독일 헤르만 네케의 곡이다. 역시 밝고 경쾌한 춤곡이며 ‘카우보이 우편마차’로 번역되기도 한다. 피아노 모음곡은 모두 류재현 편곡 작품이다. 팸플릿에서 ‘arr.’이라고 표기된 것은 편곡을 했다는 의미다. 이 모음곡은 전체합주곡으로 연주된다.
두 번째 연주곡은 프란츠 도플러의 곡으로 유명한 ‘샹송 다무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사랑의 노래’ 쯤 되겠다. 샹송으로 많이 불린 곡인데 플루트 솔로와 피아노 연주로 어떻게 소화될지 기대가 된다. 팸플릿에 적힌 ‘pf’란 글자는 ‘피아노 포르테’란 말인데 요즘은 그냥 줄여서 ‘피아노’라고 한다.
세 번째 곡은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double violin concerto in d minor’란 곡인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 쯤 되겠다. 조용한 음악이다. 원래 바흐의 곡들이 헨델에 비해 조용하고 묵직한 곡들이 많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연주엔 플루트와 바이올린, 피아노가 함께 연주된다. 이 세 악기는 아주 잘 어울리는 사이인데, 그 화음을 감상 포인트로 삼아도 되겠다.
네 번째 곡 ‘바로크 앤 블루’는 플루트 연주곡으로 많이 알려진 곡이다. 재즈와 함께 크로스 뮤직으로도 많이 연주되는, 들으면 누구나 ‘아, 이 음악!’할 그런 곡이다. 끌로드 볼링 작품으로 앙상블 벨레가 연주한다.
1부 마지막 곡은 ‘Londonderry Air’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런던데리의 노래’. 아일랜드 민요곡이다. 컨트리스타일의 음악인데 플루트 음색으로 어떻게 표현될지 역시 기대된다. 비아트 앙상블이 연주한다.
잠깐 휴식을 취한 뒤 2부 순서가 이어진다.
2부 첫 곡은 모네니크 치마로사 작곡 ‘콘체르토 G장조’란 곡이다. 두 개의 플루트가 화음을 이루는 곡인데 속삭이는 듯 재잘거리는 듯 플루트 음색의 특징을 한껏 살린 연주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연주곡은 영화 OST에서 선택했다. 먼저 1995년 개봉된 영화 ‘LOVE LETTER’, 러브레터는 일본 영화다. ‘오겡끼 데스까? 와따시와 오겡끼 데스’란 유행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던 순정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연주되는 ‘Childhood day’는 주인공 이츠키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 삽입된 곡인데 음악을 직접 들으면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떠오를지 모르겠다. 뉴에이지 음악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이 곡은 레미디오스 작곡 류재현 편곡으로 바이올린 솔로로 연주된다.
그 다음 영화OST는 ‘Love Affair’란 영화의 동명 주제곡이다. 1994년 워렌비티와 아네트 베닝 주연의 연애담 영화다. 작곡자는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다.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등 70년대 서부 영화를 즐겼던 사람 중에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으리라. ‘러브 어페어’OST는 피아노곡인데 플루트로 어떻게 소화될는지도 관람포인트겠다.
2부 네 번째 음악은 젊은 나이에 음악에 살다 간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란 곡이다. ‘처음 느낀 그대 눈빛은 혼자만의 오해였던가요…’. 잔잔하고도 슬픔이 밴 멜로디다. 이 곡 자체가 유재하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 수록곡이어서 그런지 플루트 끝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더욱 애잔해질 것 같다.
마지막은 소풍어린이합창단이 디즈니 영화 주제곡들로 채운다. 라이언킹의 ‘서클 오브 라이프’, 미녀와 야수 ‘뷰티 앤 더 비스트’, 인어공주의 ‘언더 더 씨’, 그리고 포카혼타스의 ‘컬로 오브 더 윈드’.
음악감독을 맡은 서영선 경남 비플루티스트 앙상블 대표는 “이전 4회 정기 연주회는 ‘사랑’을 주제로 어린시절부터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사랑으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얘기해 보고자”했다며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무료. 문의 : 010-4575-9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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