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의 논개, 월이를 아시나요?
고성에서 임진왜란 시기 무기정 월이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명하기 시작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월이에 대한 이야기는 당항포해전관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월이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상영하고 있기도 하다.
해전관 가운데 설치해놓은 미니어처는 이순신 장군에 쫓겨 당항포를 지나 소소포로 향하던 왜선이 수로가 없는 해변에서 당황해 하는 모습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먼저 민속극의 주인공 월이가 어떤 인물인지 당항포해전관 앞에 소개된 글을 읽어보자.
당항포해전 전시관에서 상영 중인 애니메이션 월이이야기.
당항포해전 전시관 가운데 비치되어 있는 해전 미니어처.
15세기 후반, 일본은 조선을 침략할 뜻을 품고 사전에 밀사를 보냈다. 밀사는 삼천포 쪽으로 해서 남해 노량과 여수, 목포를 거쳐 평양을 둘러 남쪽으로 내려오다 무학동 무기정 곱새네 집을 찾아왔다.
임무를 완성한 밀사는 방심하여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기생 월이는 술을 자꾸 원해 취하게 만든 후 완전히 잠든 밀사의 가슴을 뒤져 무명 비단보에 싼 보자기를 열었다.
그 속에는 우리나라를 침략할 전략과 해로의 공격 요지며, 육로로 도망할 수 있는 지도가 상세히 그려져 있었다. 월이는 밀사의 붓을 찾아 조심스럽게 월평리와 지소강(지금의 마암면 삼락리 간척지)을 연결, 통영군(통영시)과 동해면, 거류면을 섬으로 만들어 놓고 붓을 놓았다.
그 후 임진년 6월 5일 일본이 조선을 쳐들어왔다. 그들은 월이가 그려넣은 가짜 지도를 따라 고성 소소포(마암면 두호리 근방)에서 죽도포(고성만 바다)로 가기 위해 소소강(고성천)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뱃길이 없음을 알고 되돌아 나오던 중, 뒤따라 온 이순신의 조선 수군에게 전멸이 된다.
왜선은 산산조각이 났고 물 위에 떠오른 왜적의 머리 수백 두가 썰물에 밀려 소소포 쪽으로 밀려오니 그 후부터 머리가 밀려왔다 하여 이곳을 두호라 부르게 되었다.
당항포해전의 명장 이순신 장군의 전공이라고 하지만 월이가 일본 밀사의 지도를 허위로 고쳐놓지 않았다면 고성은 왜놈의 손에 아비규환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월이는 1·2차 일본의 대함대 57척 3500명이나 되는 수군을 전멸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인물이다. 월이가 그린 지도를 따라간 왜장은 속았다고 분개를 했고 그 후 이 일대 바다를 ‘속싯개’라 부르게 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민속극이 본격 시작하기 전에 먼저 월이 이야기의 배경을 구수한 소리로 풀어내고 있다.
월이 민속극은 이러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꾸며졌다. 민속극이 시작하면 먼저 월이 전설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도입부는 월이를 기리는 향사로 시작한다. 흰옷 입은 여인들이 월이 신위를 모시고 기원을 한다. 그리고 살풀이춤으로 넋을 기린다.
이윽고 만장을 앞세운 상여가 등장해 무대를 한 바퀴 돌고 빠져나간다. 시대적으로 보면 역순이다. 맨 나중에 있을 진혼제가 먼저 나오고 월이의 사망에 따른 상여, 그리고 월이와 일본 밀사 간에 있었던 사실을 극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풀어냈다.
월이 민속극은 월이에 대한 진혼무로 시작한다.
월이 상여가 처량한 상여소리에 실려 무대를 한 바퀴 돌고는 빠져나간다.
왜군 밀사가 조선의 지형을 그려넣은 지도를 완성한 후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실제 왜군 밀사가 승려로 변장을 하고 고성 무기정을 찾았는지 알 수는 없으나 이러한 설정이 설득력을 얻는다. 조선시대 타락한 승려를 풍자한 오광대 탈놀이를 보면 당시 타락한 승려들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조선의 승려로 변장한 왜군 밀사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렸다. 무기정 기생들에게 홀딱 반해 정신을 못 차리는 모습하며 월이를 어찌해볼 요량으로 희롱을 하나 먹혀들지 않자 답답해하는 모습도 그러하다.
무기정을 찾은 왜군 밀사가 월이의 모습에 반해 애를 태우고 있다.
무기정 기생들이 춤과 노래로 왜군 밀사의 혼을 빼놓고 있다.
술에 취해 나자빠진 밀사의 품에서 지도를 꺼내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한 월이.
월이의 역할로 전쟁에서 이기자 월이를 칭송하며 가무를 즐기고 있다.
인사불성으로 술을 퍼마시곤 곯아떨어졌을 때 월이의 활약이 시작된다. 그의 품에서 지도를 꺼내 휙휙~ 지도를 고치고는 다시 그의 품에 넣는다. 중간에 여전히 몽롱한 모습으로 밀사가 벌떡 깨어나긴 하지만 월이의 손끝에 밀려 다시 벌러덩 나자빠진다.
그리하여 승리할 수 있었던 임진왜란이었다. 극의 마지막은 월이의 수훈을 칭송하는 노래로 마무리한다. 물론 월이 후예들의 춤이 없을 수 없다. 흥겨운 노랫가락이 시간을 거슬러 500여 년 전 무기정에서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을 월이의 귓가에 혹시 맴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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