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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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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 06:25

두고 두고 듣고자 핸드폰 녹음 앱을 켜놓았다. 배터리가 다된 것도 아닌데 얼마 못가서 저절로 꺼졌다. 기계도 못 믿겠다.

어제 진행된 가곡전수관 강의가 있는 풍류방음악회는 내게 의미가 있는 공부였다. 가곡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다.

 

시조가 원래 노래라는 둥 가곡 같은 음악을 정악이라 한다는 둥 누구나 아는 어줍잖은 지식 정도로 자랑이랍시고 떠벌이고 다닌 게 부끄럽다.

 

가곡과 시조는 전에도 여러번 들었던 거라 익숙한데 이날 가사는 처음으로 들었다. 학교서 배울 때 가사는 '둥개둥개 우리아가.... 멍멍개야 짖지마라...' 투의 4·4조 가락의 노래 정도로만 알았더랬는데, 정가으로서의 가사 백구사를 듣고 보니 이런 게 원래 가사였구나 싶다. 여튼 가곡이나 시조보다는 속도감이 있다는 게 다른 느낌이다.

 

조순자 관장이 강의를 맡아 1시간 진행했다.

 

가곡과 시조의 차이점을 나타낸 표.

가곡은 진짜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불렀고 시조는 가곡을 좀 간편화한 것으로 비전문가도 불렀다고. 풍류방에는 아무나 들어가는 곳이 아니었다는데... 시조창하는 사람 정도는 끼워줬다는 얘기. 

 

변혜영 가인. 평시조 '청산리 벽계수야'를 불렀다. 정가를 그다지 많이 접해보지 못한 일반인이 봤을 때 시조창의 가장 큰 특징, 뭘까? 노래의 마지막 서너자를 부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산리'에서 마지막 장은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인데 '어떠리'를 부르지 않고 '쉬어 간들'에서 끝맺는다는 얘기다. 

평시조라 함은 학교서 3·4조 45자 내외의 3장으로 이루어진 단형시조로만 알고 있는데, 평시조의 특징이 악곡의 시작음을 높지도 낮지도 않은 평탄한 곡조로 부르는 시조라는 의미도 있다. 또 노래를 할 때 중장 4~5박과 종장 1~3박을 속소리(가성)로 부른다는 점도 기억해 둘만 하다.

 

이유나 가인. 가사 백구사를 불렀다. 백구사는 작자미상이지만 정조 때 세도가였던 홍국영이 지어 불렀다는 설도 전한다. 가사는 초장, 중장, 종장 이런 식으로 부르지 않고 첫째마루, 둘째마루, 셋째마루 이렇게 마루라는 표현을 쓴다는 점. 노래에 약간 속도감이 있다.

백구사. 가사를 옮겨 적는다.

나지마라 너 잡을 내 아니로다 성상이 버리시니 너를 좇아 예 왔노라 오류춘광 경 좋은데 백마금편 화류 가자

운침벽계 화홍 유록한데 만학천봉 빛은 새뤄 호중천지 별건곤이 여기로다

고봉만장 청기울한데 녹죽창송은 높기를 다퉈 명사십리에 해당화만 다퓌여서

느낌에, 가사는 민요와 결합해 발전한 건 아닌가 싶다.

 

대금과 향비파 병주곡 '수룡음'. 김동현 신용호 연주. 대금과 향비파 달랑 둘이 연주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잔잔하니 의외로 분위기가 산다. 향비파 소리가 거문고에 가까워 그런지 눈을 감고 들으면 대금과 거문고의 조합인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수룡음이라는 말은 물에서 노니는 용의 노래라는 뜻인데 조선시대 궁중이나 선비들이 드나들던 풍류방에서 많이 연주되던 곡이라고 한다. 원래 가곡 중에서 비교적 속도감 있고 화려한 느낌이 있는 평롱 계락 편삭대엽이나 기악곡으로 연주를 많이 한단다.

아, 편삭대엽... 무슨 말인고 하니 풀어 쓰면 편잦은한닢. 더 어려운가... 편은 엮었다는 얘기고 삭은 수학의 '수'자와 한자가 같은데 시 한 수 두 수라고 할 때 처럼 단위를 나타내는 말이고 큰 대 자에 엽은 잎사귀 엽이다. 꽃잎이 한잎 두잎, 동전 한닢 두닢이라고도 쓰긴 쓰는데. 여튼 엽이라는 글자는 잎이라는 말이다. 잎사귀. 그래서 옛날에는 노래 한잎 불러봐라 라는 표현도 썼구. 삭대엽이라는 단어가 가곡을 이르는 말이니 시조 한 수를 하든 가곡 한 잎을 하든 예전엔 이 장르의 노래가 일상이었다는 방증도 되겠다.

 

김홍도 풍속도에 향비파를 켜는 그림이 있군. 탕건 쓴 모습을 보니 선비인 듯한데, 생황이라는 악기도 보이는데, 호리병은 그렇다 쳐도 칼집에서 빼낸 장검은 웬?

지창토벽 종신포의 소영기중. 종이창에 흙벽 집에서 죽을 때까지 벼슬 없이 시가나 부르며 살련다. 뭐 대충 그런 뜻. 정조가 죽고 난 뒤 단원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는 해설이 따른다.

 

신용호 가인. 가인... 여성에겐 자연스레 붙여지더만 남성에게 좀 어색하군. 가인이란 말이 노래하는 사람이란 뜻인데 남자라고 쓰지 못하는 법 없으니. 가곡 우조 소용이 '불아니'를 불렀다. 소용, 소용이라는 말은 크게 내지른다는 말이다. 그래서 주로 남창에 해당하는 창법이다. 이 노래는 마지막이 특이하단다. 노래의 끝을 내리지 않고 올려서 끝마치는 데 들었을 때 이상하다 느끼진 못했다. 조순자 관장의 해설을 듣고서야 아, 그렇군 했지만. 이렇게 끝자락을 올려서 끝맺는 것을 상행중지라고 표현한다.

 

김참이 가인. 가곡 우조 락 '바람은'을 불렀다. 이 노래는 종종 들었다. 우락 형식의 악곡은 여창 가곡 다섯곡, 즉 이삭대엽 중거 평거 두거 우락 중에 가장 속도가 빠르고 가락 변화와 시김새가 멋스럽다는 평가. 아무리 빨라도 한 단어를 다 듣고 알아채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바람은 지동 치듯 불고

궂인 비는 붓드시 온다

눈 정에 거룬님을 오늘밤 서로 만나자 하고 판 척 쳐서 맹세 받았더니 이 풍우 중에 제 어이 오리

진실로

오기 곳 오량이면 연분인가 하노라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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