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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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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오페라단의 12회 정기공연 <라 트라비아타>가 연극적 요소를 가미해 13일 오후 7시 30분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에 오른다. <라 트라비아타> 우리말로 변역된 건 <춘희>다. 포스트에서 보듯 이 극의 핵심 키워드는 동백꽃이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와는 다르지만 베르디의 이 '동백아가씨'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주인공 비올레타는 어느 실존인물이 모델이다. 전혀 생경하지 않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길을 잘못 든 여인)는 <삼총사>와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쓴 알렉상드로 뒤마의 아들 뒤마 피스의 소설 <동백아가씨>가 원작이다.


그래서 내용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주인공의 이름도 다르다.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에서 주인공의 이름은 비올레타이지만 뒤마 피스의 <동백아가씨>에선 마르그리트다. 이 마르그리트는 마리 뒤프레시라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다. 


정리하자면,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안타까운 이야기 주인공 마리 뒤프레시가 <동백아가씨>에선 마르그리트로 <라 트라비아타>에선 비올레타로 다시 태어난 작품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 작품을 모티브로 한 영화가 있다. 엄앵란, 신성일 주연의 <동백아가씨>. 이 영화의 주제곡 '동백아가씨'를 가수 이미자가 불렀다. 한때 금지곡으로 고난을 겪었지만 불후의 명곡이 되어 지금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다.


<라 트라비아타>란 작품에 얽힌 이런저런 에피소드는 이 정도로 정리하고...


"사랑... 죽음, 가장 뜨거운 삶을 살았던 슬픈 여인을 만나다!"


이 한 줄의 소개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줄거리다. 


매일 밤 파티와 술로 시간을 보내다 폐결핵이 깊어져 건강이 악화한 비올레타를 1년 동안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사랑해온 알프레도는 드디어 비올레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수많은 사랑 얘기가 새드엔딩이듯 이 <라트라비아타> 역시 새드엔딩이다. 아들이 창녀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된 아버지는 비올레타에게 헤어지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알프레도는 비올레타가 자기를 배신했다고 오해하고 분노한다. 그 사이 비올레타는 병이 깊어 죽어가고 사육제 기간에 전후 사정을 알게 된 알프레도가 비올레타를 찾아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비장한 톤으로)


문의 : 010-2666-2515




오페라단의 공연이니 어떤 노래로 구성되었는지도 소개하는 게 마땅.


공연 시작부터 익숙한 노래가 들려 온다. '축배의 노래'. 난 축배의 노래만 들먹이면 엉뚱한 가사의 음률이 자꾸 떠올라 괴롭다. 20여 년 전 회사 선배가 개사해 종종 부르곤 했었다.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날 때리지 말아요, 불쌍한 이 남편을..."


이걸 알프레도와 비올레타가 2중창으로 부르는데 연이어 '빛나고 행복했던 어느날'도 같이 부른다.


그 다음 비올레타가 부르는 2개의 아리아. '아, 그인가.. 언제나 자유롭게'. 먼저 부르는 것이 '카바티나'이고 나중에 부르는 것이 '카발레타'이다.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이 카발레타를 보내고 아들을 설득하는 내용의 노래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다.


그리고 3막에서 부르는 비올레타의 아리아 '지난날이여, 안녕'은 죽음을 기다리는 비올레타가 제르몽의 편지를 읽고 애통해하는 내용이다. 알프레도가 자초지종을 알았고 찾아갈 것이라는 내용이다.


마지막 노래는 이중창. 비올레타와 알프레도. '파리를 떠나서... 영원한 이별이여'. 왈츠 풍의 음률이 객석을 메운다.


기쁨과 즐거움이 스트레스를 날려준다고 흔히들 믿고 있지만 아주 '슬픈' 작품도 똑 같은 농도의 스트레스를 날려준다는 사실, 잘 모르는 것 같다. 슬픈 영화가 마냥 슬프기만 한 것이 아니듯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역시 문학의 문법을 잊지 않는다. 제르몽 역을 맡은 이종훈 교수는 작년 작품 <마술피리>에서도 코믹한 연기를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번엔 알프레도의 아버지로서 어떤 코믹한 연기를 선보일지 기대된다.(지인이라 괜히 글을 쓰면서도 머쓱해짐 ^^)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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