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신문을 뒤적이다가 이선관 시인을 만나다
2000년 8월 23일 수요일. 경남도민일보 문화면이 10면에 배치되어 있을 때. 경남도민일보는 현재의 양덕동 사옥이 아니라 석전동 삼성AS와 함께 쓰던 사옥에 있을 때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때 나는 사장실, 총무부, 광고부, 판매부와 함께 지하조직에 가담하고 있을 때였다. 물론 지하조직의 수장은 이순항 사장으로 3층의 편집국까지.... 아,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러니까 원스어판어타임! 이선관 시인께서 살아계실 때다. 당시 이수경 문화부 기자가 이선관 시인이 낸 시집에 대해 기사를 썼다. 옛 신문을 산책하다 보니 이렇게 우연히 이선관 시인도 만나보게 되는구나. 미안하게도 나는 시인이 살아 있을 적에 그의 시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병문안은 몇 번 갔었어도.
돌아가시고 그것도 한참 후에야 시전집이 추모위원회를 통해 발간되었을 때 한 권 샀을 뿐이다. 그러곤 그저 시 한 편 읽고 싶을 때 묵직한 시집을 꺼내 딱 한 편만 소리내어 읽어보는 정도.
어쨌든 이렇게 만나니 반갑다. 신문은 역사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제목은 '분단·공해·가난·질병--- 세상 '상처'에 대한 절규'라고 뽑혔다.
신문에 난 시 한 수 베껴적어 본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반세기 넘게
기도했던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어느 정신나간 자의 통일론을
한 번 드러보세요
...
조선반도 허리에 어지럽게 묻혀있는
아 놀라지 마시라 백만 개의 지뢰
내구기간이 영구히간다는 이름하여 멍텅이지뢰
...
온전한 통일론의 방법 중의 하나는
위쪽과 이쪽이 마음놓고 오갈 수 있어야 하는데
위쪽이 군인을 포함한 인민들과 이쪽의 군인을 포한한 백성들이
백만 명 발목이 날아가거나
죽어야 한다는
서글픈 이야기
기사에 김규동 시인이 이선관 시인에 대해 평가 한 것이 있다.
"이선관 시인은 역사를 바로 보려는 의지뿐 아니라 보통을 너는 감각을 지녔다."
이선관 시인은 2005년 12월 4일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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