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99)
돌이끼의 작은생각 (110)
돌이끼의 문화읽기 (477)
다문화·건강가족 얘기 (20)
경남민속·전통 (14)
경남전설텔링 (74)
미디어 웜홀 (142)
돌이끼의 영화관람 (21)
눈에 띄는 한마디 (8)
이책 읽어보세요 (76)
여기저기 다녀보니 (92)
직사각형 속 세상 (92)
지게차 도전기 (24)
지게차 취업 후기 (13)
헤르테 몽골 (35)
돌이끼의 육아일기 (57)
몽골줌마 한국생활 (15)
국궁(활쏘기)수련기 (16)
Total
Today
Yesterday
11-21 00:00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주말에 뭘볼까]“달하 노피곰 도다샤” 가을밤 정악

가곡전수관 개관 10주년 기념공연 4일째 궁중음악 첫손 ‘수제천’ 공연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데를 드데욜세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데 졈그를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배웠음 직한 이 노래, 조선시대 악학궤범 권5에 실린 가사인 ‘정읍사(井邑詞)’. 지금은 이것을 노래로 배우는지 모르겠는데 대부분 고전문학의 하나로 배워서 이 가사의 진가를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그런 ‘정읍사’의 제맛을 제대로 느낄 기회가 왔다. 오는 24일 오후 3시 창원 국가무형문화재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백제의 노래, 수제천’으로 공연이 펼쳐진다.


‘수제천’은 궁중에서 악가무의 종합예술인 정재의 반주 혹은 왕의 행차 등에 연주되었던 정악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가락과 화려한 음향이 느릿하면서 장중한 게 특징이다. 사극에서 임금의 행차 장면을 본 적이 있는 이라면 이 음악을 한 번쯤은 들어봤으리라. 수제천은 정악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곡이라고 한다.


수제천이란 이름은 ‘하늘처럼 영원한 생명이 깃들기를 기원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원래 이름은 ‘정읍’이다. 삼국시대 백제에서 불린 노래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원래 향악정재를 구성하는 악곡이었으나 전래되면서 조선시대에 이르러선 기악곡으로도 연주되었다고 한다.


정읍수제천보존회의 연주모습.-가곡전수관


이 정악의 대표곡인 ‘수제천’은 어떻게 연주될까? 모든 정악이 그렇듯 처럭! 하는 박의 소리와 함께 연주가 시작된다. 향피리 두 개, 대금 하나, 해금 하나, 장구와 좌고 각각 하나씩 이루어진 삼현육각과 아쟁과 소금이 더해져 풍성하고 화려한 소리가 장중을 휘어잡는다.


현재 전승되는 ‘수제천’은 규칙적인 장구점에 자유로운 리듬과 느린 템포의 화려한 장식음, 그리고 피리와 나머지 악기가 주고받는 연음에서 느낄 수 있는 음향적 대비가 특징이라고 한다.


이날 ‘수제천’을 연주하는 단체는 정읍의 수제천보존회로 2003년 발족해 교육과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가곡전수관 개관 10주년 기념공연으로 펼쳐지는 마지막 날인 이날 공연은 ‘수제천’에 이어 함령지곡, 지영희류 해금산조, 표정만방지곡 중 상령산 1~2, 그리고 대금 독주곡으로 ‘다향, 천향’이 연주된다.


정읍수제천보존회의 연주모습.-가곡전수관


함령지곡은 삼현영상회상의 다섯 번째 곡으로 삼현도드리부터 염불도드리, 타령을 연속하여 연주하는 곡인데 궁중 정재와 민속춤의 반주로도 쓰인다.


또 지영희류 해금산조는 밝고 경쾌한 해금 연주인데 현을 희롱하듯 다양한 손 연주법이 구현돼 우리 전통의 맛을 잘 살린 음악이다.


표정만방지곡의 특징은 매 장단의 장구 점수는 일정하지만 리듬이 자유로우며 피리가 한 장단을 끝내면 대금과 해금 또는 소금과 아쟁이 짧은 가락으로 이어가고 반대로 대금 등이 선율을 이끌면 피리가 장구의 겹장단과 함께 다음 장단의 시작을 연주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순서인 대금의 ‘다향, 천향’은 지원석 작곡의 작품으로 다향은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았고 천향은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계면조 음률의 서정적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대금 연주다.


가곡전수관은 주말의 이 공연에 앞서 21일 오후 730분 개막작으로 ‘강호에 기약을 두고 십년을 분주하니’, 22일 오후 730분 퓨전풍류방으로 ‘십년이면 강산도 변하지요’, 사흘째인 23일 오후 730분엔 인문학자와 음악학자들의 모임인 곳고리회 창립 10주년 기념공연으로 국악연주단 정음과 함께 공연을 준비했다.


가곡전수관 조순자 관장은 이번 개관 10주년 공연을 준비하면서 “10여 년 동안 가곡전수관을 통해 우리 가곡을 함께 나눈 이들이 가곡 철학 속의 나눔과 소통의 정신을 바탕으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여 살기 좋은 따뜻한 세계를 이루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역사이며 현재와 미래를 잇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우리 가곡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라고 했다.


전 공연 무료. 문의 : 055-221-0109.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