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43)
돌이끼의 작은생각 (108)
돌이끼의 문화읽기 (440)
다문화·건강가족 얘기 (18)
경남민속·전통 (14)
경남전설텔링 (73)
미디어 웜홀 (142)
돌이끼의 영화관람 (20)
눈에 띄는 한마디 (8)
이책 읽어보세요 (73)
여기저기 다녀보니 (92)
직사각형 속 세상 (92)
지게차 도전기 (24)
지게차 취업 후기 (13)
헤르테 몽골 (35)
돌이끼의 육아일기 (57)
몽골줌마 한국생활 (15)
국궁(활쏘기)수련기 (16)
Total951,586
Today11
Yesterday78
10-29 04:16


얼핏 ‘가곡’ 하면, 유행가 ‘가요’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성악가들이 부르는 ‘가곡’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인 ‘가곡’은 그런 가곡이 아니라 조선시대 지식인 계층에서 즐겨 부르던 노래로 시조·가사와 함께 ‘정가(正歌)’라고도 한다. 당시 ‘속가(俗歌)’라고 불린 판소리와 민요는 서민들의 노래로 대비가 된다.


대체로 가곡이나 시조, 가사는 박자가 느리다. 어쩌면 휘모리장단의 민요를 듣다가 이 가곡을 듣게 되면 시간이 정지된 듯한 느낌마저 들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곡을 들으면 마음에 평정심이 깃든다. 하지만, 성질 급한 사람은 공연장을 뛰쳐나갈지도 모른다.




오는 18일 오후 7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 가곡전수관 영송헌에서 ‘가곡원류-정음 바로잡기’ 공연이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은 모두 가곡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9곡이 연주된다.


1. 여창가곡 우조 평거 ‘노래’

2. 여창가곡 우조 두거 ‘한숨은’

3. 여창가곡 반우반계 반엽 ‘담안에’

4. 여창가곡 계면조 이삭대엽 ‘이화우’

5. 남창가곡 우조 언락 ‘벽사창이’

6. 여창가곡 우조 우락 ‘유자는’

7. 여창가곡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8. 여창가곡 계면조 편삭대엽 ‘모시를’

9. ·여창가곡 계면조 대받침 ‘이려도’


전통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쉽게 이해하지 못할 용어들이 있어 어리둥절할 수도 있겠다. 프로그램에서 남창가곡이라든지 여창가곡이란 말은 남자 혹은 여자가 부르는 노래로 이해가 된다만, 우조니 평거니, 두거니, 반우반계, 반엽, 언락, 우락 등등 이런 생소한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노래는 모두 조선 고종 13, 그러니까 1876년에 박효관과 안민영이 편찬한 ‘가곡원류’에 실린 곡들이다. 가곡원류는 ‘청구영언’과 ‘해동가요’와 더불어 3대 시조집으로 일컬어진다. 수록곡은 남창 665, 여창 191수의 시조가 실렸다.


다음 ‘한숨은’이란 가곡은 여성이 우조 두거의 형태로 부르는 노래다.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세우(細雨)되어

님 자는 창()밖에 불면서 뿌리과저

날 잊고 깊이 든잠을 깨와볼까 하노라


그런데 여기서 우조는 무엇이며 두거는 무엇일까? 먼저 우조(羽調)는 웃조를 한자로 나타낸 말이라고 한다.(한겨레 음악대사전) 즉 높은 음조란 얘기다. 그리고 두거는 중거(中擧), 평거(平擧)와 구별되는 개념인데, 머리를 든다는 뜻으로 ‘들어내는 것’이라고도 하고 속도가 선행하는 것보다 빠르다고 한다.(국어국문학자료사전)


그래서 여창의 ‘우조두거’는 높은 소리로 황종으로 숙였다가 중려로 들어서 노래하는 것인데, 보통 서양식 계명으로 치면 다장조에서 황종은 도에, 태주는 레, 중려는 파, 임종은 솔, 남려는 라에 해당하므로 도로 시작해 파로 이어지게 부르는 곡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반우반계 반엽’이라는 말은 반은 우조로 반은 계면조로 부르는 노래란 뜻이다. 반엇삭대엽이라고도 표현한다. 여기서 계면조란 서양음악으로 치면 단조와 비슷한 선법(음 조직 체계)이다. 서양의 장조에 해당하는 선법은 평조다.


‘벽사창이’라는 노래는 언락으로 부르는데, ‘언락’이란 말은 소리를 높이 질러 내는 선율로 남창에만 있다. 또 ‘유자는’이란 곡은 우락으로 부르는데 이는 우조로 된 낙시조란 뜻으로 담담하면서도 즐거운 가락의 느낌이 난다.


‘환계락’이란 곡조는 ‘언락’과 달리 남창가곡에는 없고 여창가곡에만 있다. 16박 장단인데 반엽처럼 우조에서 계면조로 넘어갈 때 불리는 노래다.


‘이화우’는 이삭대엽으로 부르는 노래고 ‘모시를’은 편삭대엽으로 부르는 노래다. 어떻게 부른다는 얘길까. 참고로 삭대엽이란 말은 수대엽이란 표현과 같은 말이며, 조선시대 가곡을 이른다.


이삭대엽과 편삭대엽을 이해하려면 초삭대엽을 알아야 한다. 초삭대엽은 남창가곡으로 가곡을 연창할 때 가장 먼저 부르는 곡이다. 그 다음에 부르는 곡이 이삭대엽, 이삭대엽은 남창과 여창, 우조와 계면조로 부른다. 곡의 느낌은 아주 느리고 유장하다.


편삭대엽은 가곡의 열두째 곡인데, ‘편’이란 사설과 통하는 말로 편삭대엽으로 부르는 곡은 ‘많은 군사가 몰려오고 나발과 북이 일제히 울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대받침은 가곡 중에서 제일 마지막 곡이다. 계면조 이수대엽을 변주한 곡이다. 남창과 여창이 번갈아 부르다가 마지막에 남녀 동시에 부른다.


우리의 전통 음악이면서도 일부러 찾아 듣지 않으면 좀체 접하기 어려운 가곡, 익숙하지 않은 만큼 기본적인 상식이 없어서는 또 이해하기 쉽지 않은 장르의 예술이라 관람하기 전에 약간의 사전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그 바탕 위에 느릿느릿 노래하는 시조를 음미한다면 우리 전통 가곡에 대한 사랑도 싹트지 않을까 싶다.


이번 공연은 무료로 진행된다. 문의 : 055-221-0109.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