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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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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놈은 어른 가운뎃손가락 끝에서 팔꿈치까지 오는 놈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세계는 쉽게 발견할 수가 없다. 어쩌다 비온 다음날이면 한 두놈이 바깥세상을 구경한다고 나왔다가 무엇에 홀렸는지 몰라도 '낮들이 노니다가' 일광욕을 넘 심하게 한 탓에 그대로 화석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얌전한 놈은 그냥 잔디밭 이곳 저곳을 기어다니며 놀다가 등따가우면 흙파서 들어간다. 그리고 이런 놈은 또 겁이 많아서 대개 인기척이 없어야 고개를 내민다. 그게 고개인지 꼬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렁이가 이렇게 세상밖으로 몸을 내밀땐 희한한 흙장난을 하기도 한다.

지렁이똥. 어찌보면 징그럽기도 하고 어찌보면 마이크로 월드의 거대 작품인 듯하기도 하다. 지렁이가 싸놓은 똥은 주 성분이 흙이다. 지렁이 내장을 지나 뱉어낸 것이니만큼 번질번질한 액(립스틱의 첨가 재료와 같은 건지는 몰라. 어쨌든 립스틱의 성분에 지렁이 액이 들어간다는 얘길 들어서)이 섞였는지 일상의 흙 모습은 아니다.

잔디밭 여기저기 이런 지렁이 똥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집은 그야말로 친환경 주택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한 번씩은 인간과 곤충 간의 잔디밭 영역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막내가 잔디밭에서 놀다가 "엄마~아!"하고 달려나오면 필시 잔디에서는 벌레가 영역을 지키고자 버티고 서있다. '탁' 밟을 수는 없지만 공도 굴리고 갈고리도 끈다. 서로 죽이려 하지는 않아도 영역확보 경쟁은 매일매일 반복하며 이루어질 것이다. 이것도 공존일 터, 밤엔 내어주고 낮엔 차지하는 일상의 반복. 살아있는 것들의 사는 방식이지 싶다.

그래도 4~5년 전처럼 뱀이 나타나면 문제가 다르다. 제놈이 어디서 굴러왔는지 모르지만 장소를 잘못 찾은 것이 틀림없을 것인데... 우리가 살아야 하므로 제놈이 제발로 안 나가면(참 뱀은 발이 없지*.*) '살(殺)'하는 수밖에... 그땐 지놈이 지레 겁먹고 땅속에 고개 처박고 있다가 대낮 땡볕을 못견뎌 죽었지만... 다신 이런 상황이 오면 안되겠지...


지렁이 똥

잔디속 마이크로 월드에 사는 존재와 인간은 공존이 가능할까.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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