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초연극 함안 아시랑 '처녀뱃사공' 공연
함안 아시랑 <처녀뱃사공>
11월 3~4일 오후 3시, 7시 30분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어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1959년 황정자가 불러 크게 히트를 치면서 애창가요가 됐고 1976년엔 금과은이 이어 부르면서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노래, ‘처녀뱃사공’이다. 이 노래가 지어진 데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그 스토리를 함안의 극단 아시랑이 ‘주크박스 가무악극’으로 무대에 펼쳐보인다.
처녀뱃사공은 실제 1953년 유랑극단을 이끌던 개그맨 윤부길이 함안 가야장에서 공연을 마치고 대산장으로 가면서 악양나루터에서 배를 타게 되었는데 사공이 처녀여서 사연을 물어본 즉 노래와 같았다. 연극은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꾸며졌다. 첨언하자면, 윤부길은 가수 윤항기, 윤복희 남매의 부친이다.
이야기는 윤부길이 이끄는 부길부길쇼 악단이 가야장에서 공연을 한 뒤 야반도주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부길은 선배의 집에서 하숙을 했으나 공연으로 번 돈을 정자 어머니의 암 치료비로 줘버렸기 때문에 하숙비를 줄 처지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선배는 쫓아오고 악양나루터에서 도망가듯 배를 탔을 때 사공이 처녀인 것에 의아해하던 부길은 강을 건너고 나서 그 사연을 물어본다.
부길은 처녀뱃사공의 기구한 사연을 가무악극으로 만들려고 하나 노래는 완성했지만 제작자가 나서지 않아 미완성으로 남겨둔 채 공연계를 홀연히 떠난다. 그후 몇십 년이 흐르고 부길의 손자 윤준이 할아버지의 못다이룬 꿈을 이루려고 나선다. 그는 할아버지가 만들려 했던 가무악극 처녀뱃사공을 어떻게 구상해 세상에 내놓을까.
극은 처녀뱃사공 이야기만 담은 게 아니다. 1950년대 악극단과 예인들의 삶에 아라가야 이야기, 거기에 또 망부석 전설도 가미되었다. 극은 전통연희와 차력, 마술, 춤, 노래 등 다양한 장르를 묶어 누구든 손뼉치며 즐기며 관람하는 가무악극으로 구성됐다. 2017년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 사업으로 진행되는 창작초연작이다.
박현철 작, 손민규 연출.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 균일가 1만 원. 문의 : 055-585-8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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