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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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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산책]파란 하늘 코스모스 손짓하는 길

창원 진해구 경화역 폐선로 코스모스길 조성 주말 산책객 즐겨 찾아


가을을 대표하는 꽃들에 국화도 있지만 아무래도 파란 가을하늘과 어울리는 꽃은 코스모스겠다. 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바람이 한들한들 불어오면 가장 적극적으로 몸을 흔들어 반응하는 꽃도 코스모스다. 지난 9일 최근 불안정한 기단으로 날씨가 여러날 좋지 않았는데 마침 이날은 쾌청한 가을날씨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주말이어서 산책을 즐기기엔 적기가 아니었나 싶다. 예전의 그 역사(驛舍)는 없어졌지만 경화역을 알려주는 표지판은 그대로 남아있다. 아마도 관광지의 소품으로 계속 관리되고 있을 터이다. 기차 레일이며 플랫폼이 간이역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70, 80년대 기차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했던 이들에겐 더없는 추억의 산책로가 될 듯도 하다.


경화역을 알리는 표지판.


경화역 플랫폼.


인터넷에 올라 있는 지난해 사진들을 보면 기차 레일과 어울린 코스모스가 요란스레 피었더니 이날 코스모스 풍경은 좀 빈약하단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1주일 전 불어닥친 태풍 차바의 영향일 것이다. 그렇게 져버린 꽃들도 있을 테고 새로 돋아난 꽃들도 있을 것이다.


자연의 이런 반복성이 어쩌면 더 아름다운 것일 지도 모른다.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지었다가 다시 피는 것이 예전의 그것이 아니지만 우리의 눈은 그것이 반복한다 여기는 것처럼 인간 세상도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러할 것이다.


우리 민족처럼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란 얘기가 있다. 벚꽃축제, 진달래축제, 매화축제, 국화축제, 해바라기축제, 그리고 코스모스축제까지. 민요에서도 우리의 심성을 그대로 표현한 노래가 있잖은가.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좋구 좋다/ 명년 춘삼월에 화전놀이를 가세.”


코스모스 장관은 아니더라도 이 경화역 철길 코스모스를 보러 온 연인과 가족들이 제법 눈에 띈다. ,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변화만큼 다양하고 예쁜 꽃들이 번갈아 피고지는 땅에서 살다 보니 그 꽃을 즐기는 꽃놀이 DNA가 우리의 핏속에 흐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군항제 기간엔 무궁화호가 카메라 세례를 받던 구간으로 레일 양쪽으로 만국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다.


이곳이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어서 그런지 철로 위로 무성하게 가지를 뻗은 벚나무들이 산책을 즐기는 연인들을 호위하는 듯하다. 벚꽃은 없어도 벚꽃터널을 지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경화역 산책로 구간은 그리 긴 편은 아니다. 끝에서 끝까지 느릿한 걸음으로 왕복해봐야 한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다. 그래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걷다가 쉬다가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


꽃등에가 진노란 코스모스에 앉아 꿀을 빨고 있다.


따사한 햇볕을 받으며 산책을 즐기는 가을손님은 사람뿐만 아니다. 나비와 벌, 꽃등에도 코스모스를 날아다니며 산책을 즐기다가 적당한 정거장을 찾아 내려 앉는다. 가을바람과 함께 흔들거리는 꽃잎에 앉아 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이 한없이 한가해 보인다.


경화역에서 새마을사거리 위 건널목 방향으로 레일을 따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레일의 침목 간격이 걸음의 보폭과 맞지 않아도 침목을 밟으며 걷는 재미가 있다.


경화역 코스모스 산책 구간은 경화역을 중심으로 동쪽 세화여고 앞 건널목에서 서쪽 새마을사거리 위 건널목까지 대략 1킬로미터다. 길은 철로를 이용하는 방법과 철로 옆으로 나란히 조성된 산책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갈때 올때 취향따라 길을 선택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다.


경화역 코스모스 군락은 산책로와 철로 사이에 조성되어 있어 양쪽을 오가며 즐기기에 좋다.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가을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이 예쁘다.


경화역 코스모스 산책로가 매력인 점은 녹슨 레일과 코스모스의 색감이 어울리는 데다 동쪽 웅산과 서쪽 장복산을 잇는 능선이 푸른 하늘과 경계를 이루며 멋진 자태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화역 플랫폼 구간엔 여러 아파트와 빌라들이 가려 있어서 산맥을 감상할 순 없지만 이러한 밝은 색상의 건물들도 벚나무들의 푸른색과 대비를 이루며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코스모스 꽃송이가 띄엄띄엄 피어 있어도 연인들에겐 즐거움을 주는 모델일 것이다.


기찻길 옆 코스모스. 레일 위로 기차가 지나가고 그 바람에 춤을 추는 코스모스를 상상해본다.


레일이 있는 꽃길은 사진촬영에도 적절한 배경을 제공한다. 혼자 건강을 위해 산책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벤치에 앉아 가을 햇볕을 즐기는 노부부도 있다. 강아지와 함께 주말 오후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한창 꽃잎을 활짝 열어제치고 햇살에 몸을 맡긴 코스모스처럼 활기찬 젊은 연인들도 이곳을 많이 찾는 것 같다. 그들의 손에는 셀카봉이 들려 있고 셀카봉 끝에는 스마트폰이 그들의 사랑스런 표정을 연신 담고 있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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