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끼의 극작수레

(희곡)고물오우쟁론기(2026년 10월 17일 창원예술극단 표현공간)

무한자연돌이끼 2026. 11. 5. 15:51

줄거리

도심 아파트로 이사 온 새댁은 홀로 이삿짐을 정리하던 중 상자 속에서 갈대비, 빨래판, 다듬이, 부채, 까불키 등 오래되고 낡은 물건들을 발견한다. 효율성과 편리함이 중시되는 현대식 공간에서 더 이상 쓸모없다고 여긴 새댁은 이를 버리려 하지만, 순간 다섯 물건이 도깨비로 현신해 나타난다. 고물오우는 각자 깃든 세월의 흔적과 앞선 세대의 삶, 고단함과 화병을 털어내던 문화적 서사를 신나는 노래와 춤으로 풀어내며 자신들의 가치를 항변한다. 억울하게 결박당한 채 이들의 사연을 듣게 된 새댁은 오래된 물건에 깃든 희로애락의 서사와 참된 가치를 깨닫고 깊이 공감한다. 마침내 마음을 연 새댁은 고물오우와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이삿짐 정리의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옛 물건들을 팍팍한 현대의 삶을 함께 버텨낼 신명 나는 동무로 받아들인다.


극작.연출 의도

이 작품은 첫째, ‘쓸모의 재정의’를 시도한다. 현대 아파트가 추구하는 효율과 편리함만을 가치의 기준으로 삼지 않고, 갈대비·빨래판·다듬이·부채·까불키에 깃든 세월의 흔적과 역사적 서사 역시 대체할 수 없는 문화적·감성적 가치임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둘째, ‘세대 간 연결과 치유’를 담았다. 옛 물건들은 시어머니와 조상들이 고단한 삶 속에서 마음의 화병을 털어내고 영혼을 달래던 삶의 벗이자 안식처였다. 젊은 새댁이 이 물건들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앞선 세대의 삶과 노고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셋째, ‘고립된 현대인의 신명 나는 동무’로서의 가치를 조명한다. 아파트라는 단절된 공간에서 외로움을 느끼던 새댁이 도깨비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위로를 얻듯, 물건이든 사람이든 서로 소통하고 신명을 나누는 관계야말로 팍팍한 삶을 견디게 하는 참된 동반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2026년 창원예술극단 시민연극 아카데미 워크숍

고물오우쟁론기(古物五友爭論記) 

                                                                                                                                     작 정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