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웜홀

불과 물이 휩쓴 한 해…2025년 경남 10대 뉴스

무한자연돌이끼 2026. 1. 18. 14:38

 

2025년 경남은 자연재해와 대형 사고, 표류하던 지역 현안들이 한꺼번에 분출된 해였다.


산불과 집중호우로 인한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이어졌고, 안전 관리 부실과 행정 실패, 대형 국책·지역 사업의 명암이 동시에 드러났다. 한 해를 관통한 주요 이슈 10가지를 짚어본다.


① 역대 최대 피해 남긴 산청 산불

올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 가운데, 산청 산불은 한국 산불 역사상 최대 피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
3월 21일부터 전국에서 2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했고, 전체 피해 면적은 약 10만4000헥타르로 서울 면적의 1.7배에 달했다.

 

산청 산불 피해 면적은 약 2400헥타르로 집계됐으며, 전국 사망자 32명 중 4명이 산청에서 발생했다. 예초기에서 튄 불씨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피해를 키웠다. 이번 산불은 산림 대응 체계와 대피 시스템, 현장 인력 운용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는 평가다.


② 집중호우로 산사태·침수 피해 속출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경남을 덮쳤다.


7월 16일부터 8월 14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산청 등 남부 내륙지역에 산사태 경보와 대규모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시간당 1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전국적으로 10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산청에서만 사망자 6명, 실종자 7명이 발생했다. 경남 침수 재산 피해의 63%가 산청에 집중됐고, 주택 파손·침수 피해는 803건에 달했다. 한때 1647세대 2262명이 임시 대피소로 이동하는 초유의 상황도 벌어졌다.

 

산청·합천 등 도내 8개 시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현재 재난지원금은 91% 지급됐으며, 공공시설 복구는 설계·공사 단계에 들어갔다. 경남도는 내년 1월 조직 개편을 통해 재난복구 전담 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다.


③ NC파크 구조물 추락 사망 사고

3월 2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 도중 외벽 알루미늄 루버가 4층 높이에서 추락해 관중 3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20대 여성이 치료 중 사망했다.

 

사고 이후 KBO는 전 경기 일정을 취소했고, NC파크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과 구조물 철거가 진행됐다. 경찰과 국과수 합동 수사와 함께 홈경기 중단, 흥행 수익 급감, 팬 신뢰 하락이 겹치며 **NC 다이노스**의 연고지 이전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구단은 잔류 조건으로 ‘21개 요구사항’을 제시했고, 창원시는 도시철도 트램을 제외한 대부분을 수용하며 향후 20년간 1300억 원 이상 투입하는 장기 지원안을 공개했다. 다만 최종 잔류 선언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④ 흉물 논란 부른 ‘창원 빅트리’

창원시 성산구 대상공원 정상부에 설치된 높이 40m 규모의 인공 나무 조형물 ‘빅트리’는 대표적인 행정 실패 사례로 꼽혔다.


아파트 15층 높이에 달하는 이 조형물은 총 344억 원이 투입된 전망대 겸 상징물이다.

 

그러나 콘크리트 기둥 형태가 두드러지며 시민들로부터 ‘탈모트리’, ‘드럼통’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시민 설문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85%에 달했고, 창원시는 디자인 전면 수정 방침을 밝혔다. 내년 초 디자인 공모를 거쳐 2026년 상반기 최종안을 확정하고 하반기 보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⑤ 남해안 섬 연결 해상국도 본격화

7월 국토교통부가 국도 5호선 기점 연장을 확정하면서 ‘남해안 섬 연결 해상국도’ 건설이 본궤도에 올랐다.


통영 도남동에서 남해 창선면까지 43km 구간이 국도로 지정됐으며, 전남 여수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152km 해상도로망의 핵심 구간이다.

 

완공 시 남해~통영 이동 거리는 절반으로 줄고 이동 시간도 30분대로 단축된다. 섬 주민의 차량 이동권 보장과 해양관광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


⑥ 지방의원 국외출장 ‘외유성 논란’

경남도의회와 시군의회 의원들의 공무국외출장이 ‘무늬만 연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관광지 위주의 일정, 부실한 결과보고서, 기존 자료 베끼기 사례가 잇따라 드러났다.

 

특히 집중호우 피해가 극심하던 7~8월에도 국외출장을 추진한 사례가 알려지며 “민생은 뒷전”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각 의회는 국외출장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관광성 일정을 원천 차단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⑦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우주산업 도약

11월 27일 새벽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네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발사는 민간 주도의 체계종합 방식으로 진행된 첫 사례로, 경남 소재 기업들이 제작과 운용을 주도했다. 경남이 우주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⑧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좌초

미래 수소산업 핵심 인프라로 기대를 모았던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은 사실상 좌초됐다.


2021년 착공, 2023년 준공된 이 시설은 하루 5톤 생산 규모로 설계됐지만, 수요처 확보 실패와 상업 가동 지연으로 올해 초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운영 주체인 특수목적회사 하이창원의 사업성 한계가 드러나며, 대형 신산업 투자에 대한 검증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⑨ 웅동1지구·마산로봇랜드 정상화 갈림길

웅동1지구 개발사업은 민간사업자 채무불이행과 법적 분쟁으로 10년 넘게 표류해왔다.


올해 확정 투자비 산정과 소송 리스크 정리, 경남개발공사 단독 시행 체계가 마련되며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웠다.

 

마산로봇랜드 역시 운영 적자와 소송, 환경·사업성 논란이 이어졌지만, 경남의 대표적인 대형 개발사업으로 지속적인 구조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⑩ 창원 시내버스 6일간 파업

마지막 뉴스는 창원 시내버스 파업이다.


5월 28일부터 6일간 이어진 파업은 준공영제 시행 이후 최장 기간이었다.

 

노사는 임금 3% 인상, 정년 64세 연장, 출산장려금 지급에는 합의했지만 통상임금 문제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파업 기간 전세버스 투입에도 불구하고 노선 이탈과 지연으로 시민 불편이 컸다.


■ 총평

2025년 경남은 기후재난의 일상화, 안전 관리 부실, 대형 사업의 구조적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해였다. 동시에 우주산업과 광역 교통망 구축 등 미래를 향한 성과도 공존했다. 남겨진 과제는 ‘사고 이후의 대응’이 아니라 ‘사고 이전의 대비’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