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물이 휩쓴 한 해…2025년 경남 10대 뉴스

2025년 경남은 자연재해와 대형 사고, 표류하던 지역 현안들이 한꺼번에 분출된 해였다.
산불과 집중호우로 인한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이어졌고, 안전 관리 부실과 행정 실패, 대형 국책·지역 사업의 명암이 동시에 드러났다. 한 해를 관통한 주요 이슈 10가지를 짚어본다.
① 역대 최대 피해 남긴 산청 산불
올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 가운데, 산청 산불은 한국 산불 역사상 최대 피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
3월 21일부터 전국에서 2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했고, 전체 피해 면적은 약 10만4000헥타르로 서울 면적의 1.7배에 달했다.
산청 산불 피해 면적은 약 2400헥타르로 집계됐으며, 전국 사망자 32명 중 4명이 산청에서 발생했다. 예초기에서 튄 불씨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피해를 키웠다. 이번 산불은 산림 대응 체계와 대피 시스템, 현장 인력 운용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는 평가다.
② 집중호우로 산사태·침수 피해 속출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경남을 덮쳤다.
7월 16일부터 8월 14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산청 등 남부 내륙지역에 산사태 경보와 대규모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시간당 1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전국적으로 10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산청에서만 사망자 6명, 실종자 7명이 발생했다. 경남 침수 재산 피해의 63%가 산청에 집중됐고, 주택 파손·침수 피해는 803건에 달했다. 한때 1647세대 2262명이 임시 대피소로 이동하는 초유의 상황도 벌어졌다.
산청·합천 등 도내 8개 시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현재 재난지원금은 91% 지급됐으며, 공공시설 복구는 설계·공사 단계에 들어갔다. 경남도는 내년 1월 조직 개편을 통해 재난복구 전담 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다.
③ NC파크 구조물 추락 사망 사고
3월 2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 도중 외벽 알루미늄 루버가 4층 높이에서 추락해 관중 3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20대 여성이 치료 중 사망했다.
사고 이후 KBO는 전 경기 일정을 취소했고, NC파크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과 구조물 철거가 진행됐다. 경찰과 국과수 합동 수사와 함께 홈경기 중단, 흥행 수익 급감, 팬 신뢰 하락이 겹치며 **NC 다이노스**의 연고지 이전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구단은 잔류 조건으로 ‘21개 요구사항’을 제시했고, 창원시는 도시철도 트램을 제외한 대부분을 수용하며 향후 20년간 1300억 원 이상 투입하는 장기 지원안을 공개했다. 다만 최종 잔류 선언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④ 흉물 논란 부른 ‘창원 빅트리’
창원시 성산구 대상공원 정상부에 설치된 높이 40m 규모의 인공 나무 조형물 ‘빅트리’는 대표적인 행정 실패 사례로 꼽혔다.
아파트 15층 높이에 달하는 이 조형물은 총 344억 원이 투입된 전망대 겸 상징물이다.
그러나 콘크리트 기둥 형태가 두드러지며 시민들로부터 ‘탈모트리’, ‘드럼통’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시민 설문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85%에 달했고, 창원시는 디자인 전면 수정 방침을 밝혔다. 내년 초 디자인 공모를 거쳐 2026년 상반기 최종안을 확정하고 하반기 보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⑤ 남해안 섬 연결 해상국도 본격화
7월 국토교통부가 국도 5호선 기점 연장을 확정하면서 ‘남해안 섬 연결 해상국도’ 건설이 본궤도에 올랐다.
통영 도남동에서 남해 창선면까지 43km 구간이 국도로 지정됐으며, 전남 여수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152km 해상도로망의 핵심 구간이다.
완공 시 남해~통영 이동 거리는 절반으로 줄고 이동 시간도 30분대로 단축된다. 섬 주민의 차량 이동권 보장과 해양관광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
⑥ 지방의원 국외출장 ‘외유성 논란’
경남도의회와 시군의회 의원들의 공무국외출장이 ‘무늬만 연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관광지 위주의 일정, 부실한 결과보고서, 기존 자료 베끼기 사례가 잇따라 드러났다.
특히 집중호우 피해가 극심하던 7~8월에도 국외출장을 추진한 사례가 알려지며 “민생은 뒷전”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각 의회는 국외출장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관광성 일정을 원천 차단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⑦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우주산업 도약
11월 27일 새벽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네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발사는 민간 주도의 체계종합 방식으로 진행된 첫 사례로, 경남 소재 기업들이 제작과 운용을 주도했다. 경남이 우주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⑧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좌초
미래 수소산업 핵심 인프라로 기대를 모았던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은 사실상 좌초됐다.
2021년 착공, 2023년 준공된 이 시설은 하루 5톤 생산 규모로 설계됐지만, 수요처 확보 실패와 상업 가동 지연으로 올해 초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운영 주체인 특수목적회사 하이창원의 사업성 한계가 드러나며, 대형 신산업 투자에 대한 검증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⑨ 웅동1지구·마산로봇랜드 정상화 갈림길
웅동1지구 개발사업은 민간사업자 채무불이행과 법적 분쟁으로 10년 넘게 표류해왔다.
올해 확정 투자비 산정과 소송 리스크 정리, 경남개발공사 단독 시행 체계가 마련되며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웠다.
마산로봇랜드 역시 운영 적자와 소송, 환경·사업성 논란이 이어졌지만, 경남의 대표적인 대형 개발사업으로 지속적인 구조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⑩ 창원 시내버스 6일간 파업
마지막 뉴스는 창원 시내버스 파업이다.
5월 28일부터 6일간 이어진 파업은 준공영제 시행 이후 최장 기간이었다.
노사는 임금 3% 인상, 정년 64세 연장, 출산장려금 지급에는 합의했지만 통상임금 문제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파업 기간 전세버스 투입에도 불구하고 노선 이탈과 지연으로 시민 불편이 컸다.
■ 총평
2025년 경남은 기후재난의 일상화, 안전 관리 부실, 대형 사업의 구조적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해였다. 동시에 우주산업과 광역 교통망 구축 등 미래를 향한 성과도 공존했다. 남겨진 과제는 ‘사고 이후의 대응’이 아니라 ‘사고 이전의 대비’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