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웜홀

(주간경남뉴스픽)20250929지방의원들의 외유성 국외연수

무한자연돌이끼 2025. 11. 5. 17:28

 

사진은 어제 보도된 기사에서 발췌한 것이다. 고성군의회가 아직도 버티기를 하고 있나 싶어 예전 자료가 아닌 이번 자료를 끌어왔다. 고성군의회도 참 어지간하다.

 

1. 오늘 준비하신 주간 이슈는 어떤 건가요?

 

지난 20일 고성희망연대 사람들이 김해공항 국제선을 찾아가

국외연수를 떠나는 고성군의원들을 향해

세금으로 가는 호화 졸업여행을 중단하라며 항의를 했는데요,

고성희망연대는 그 전 17일에는 고성군의회를 찾아가

삭발식까지 하면서 의원들의 국외연수를 반대했습니다.

오늘은 지방의회 의원들의 임기말 졸업여행으로 비치는 국외연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지방의회의 국외연수에 잡음이 많군요. 지난 7월에는 도의회가

항공권 부풀리기로 예산을 증액하는 바람에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더니

이번에는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외유성 국외연수를 막는 상황까지 벌어졌군요.

일단 고성희망연대가 의회의 국외연수를 막아선 이유부터 알려주시죠.

 

, 지금까지 지방의회의 임기말 국외연수에 대해

언론과 시민단체의 비판여론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고성희망연대처럼 의원들이 국외연수 떠나기 전

의회를 찾아가 삭발식까지 하면서 외유성 국외출장을 반대하고

떠나는 날 공항까지 찾아와서 항의하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게 지방의회의 외유성 국외연수를 막기 위한

시민행동의 시작점이라고 봅니다.

고성희망연대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선 이유는, 이게 한두 번이 아니고

매번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쌓인 불만이 폭발한 겁니다.

그리고 사회 전반에 공적 자원의 책임 있는 사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분위기도 있고요,

그래서 이번에 그냥 비판만 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압박하는 행위를 보여주자는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고 봅니다.

 

3. 그렇겠습니다. 지방의회의 외유성 국외연수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는

매번 있어왔는데, 그다지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오죽하면 시민단체가 삭발까지 하면서 항의했겠나 싶네요.

이번에 고성희망연대가 지적한 문제점은 어떤 것들이던가요?

 

첫째, 세금으로 가는 호와 여행이라는 점입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일을 하는 의원들이 관광 위주의 국외연수를 가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둘째, 임기 말에 집중적으로 외유성이 짙은 국외 출장을 가는 것은

실제 연수 성과보다는 여행 목적이 강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입니다.

셋째, 관광 중심의 일정이라는 의혹입니다. 국외연수 일정이 연수 목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여행지가 포함되어 있으니 연수 핑계로 여행을 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넷째, 투명성과 책임성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의원들이 국외연수를 떠나면서 사전에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없고

일정을 공개한다거나 일정 변경 가능성도 알리지 않으니까요.

 

4. 고성군의회의 국외연수 일정이 어떻게 짜여졌길래

그것을 호와 졸업여행이라고 표현했는지 설명해주세요.

 

고성군의회는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엿새 동안

대만과 홍콩, 마카오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연수에는 군의원 10명에 직원 6명이 함께했습니다.

경비만 3800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겉으로 내세운 목적은 선진 의회운영 체계를 배우고

국제 스포츠마케팅 교류 협약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출장 목적에 부합하는 방문지는 홍콩농아인축구선수단과

타이베이시의회 두 곳 정도에 그칩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관광지입니다.

대만의 랜드마크 중정기념관, 대만8경으로 꼽히는 단수이,

마카오 중심지 세나두 광장 등이 일정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립고궁박물관, 주택박물관, 소방박물관도 다녀왔고요.

 

5. 연수 목적과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서 외유성으로

의심받는 사례도 있다면서요?

 

, 창녕군의회는 지난 8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청도를 다녀왔는데요,

군의원 11명과 직원 5명이 동행해 연수 비용을 1800만 남짓 썼습니다.

목적은 사회복지와 도시개발, 온천 개발, 문화관광 분야 자료 수집이었죠.

그런데 실제로 이들은 산둥성에 있는 대규모 온천 리조트를 방문하거나

청도 문화탐방을 한다면서 야경쇼를 관람하고, 다음날엔

양로원을 방문하고 나서 노산 풍경구를 탐방했고

마지막 날엔 청도 도시계획관과 청도맥주박물관엘 다녀왔습니다.

창녕군의회 공무국외출장 심사 과정에서도 외유성이 지적된 바 있었습니다.

온천 개발에 대한 자료를 위해 온천호텔에 가는 일정이 있는데,

상세하게 내용을 작성해서 감사에 대비하라는 지적이었습니다.

온천호텔에 가야 온천호텔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는 발상은

충분히 의심받을 만하다고 봅니다.

 

6. 또 다른 사례도 있으면 소개해주시죠?

 

, 거제시의회 행정복지위는 720일부터 27일까지 호주를 다녀왔습니다.

공원과 도서관의 선진 사례를 배우겠다는 목적이었습니다.

이 분야가 소관 업무인데 그동안 두드러진 활동은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행정복지위가 발의한 공원 도서관 분야 조례가

한건도 없었다는 얘깁니다.

임기가 이제 다 끝나 가니 이제라도 외국 사례를 배워서

조례를 만들어야지 하고 각성한 거라고 보긴 어렵겠죠.

거제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 역시 920일에서 27일 행정복지위와

같은 일정으로 호주 일정을 보냈습니다. 관광 분야를 다루다 보니

관광지 일정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들이 다녀온 곳은

오페라하우스, 달링하버,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등은 행정복지위도 다녀온

호주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곳입니다.

 

7. 지방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국외연수를 떠나면서 의회 직원을 과도하게 동행하는 사례도 많아서 달갑게 보이진 않던데요?

 

그렇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1월에 국외연수 표준안을 내놨지만

조례로 반영하지 않아 여전히 관행대로 직원 동행 사례가 많습니다.

밀양시의회는 831일부터 97일까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는데요,

시의원 13명에 직원 9명이 함께했습니다. 밀양시의회 직원 수가 25명인데,

3분의 1이 넘게 자리를 비운 셈입니다.

남해군의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825일에서 29일까지 일정으로

일본 홋카이도를 다녀오면서 군의원 10명에 직원 6명이 따라나섰습니다.

사천시의회는 관심 분야별로 의원들이 3개조를 나눠 국외연수를 다녀왔는데요,

98일부터 11일까지는 시의원 4, 직원 3명이 중국 상하이를 다녀왔고요,

914일부터 20일까지는 시의원 4명과 직원 2명이 싱가포르를 다녀왔습니다.

1028일부터 111일까지로 잡혀있는 일정에는

시의원 3명에 직원 2명이 동행할 거라고 합니다.

 

8. 올해 1월에 행정안전부가 내놨다는 국외연수 표준안 내용이 궁금하네요.

 

, 행정안전부가 국외연수 표준안을 내놓은 것은

국민권익위원회과 지방의회 국외출장 관련 부패 신고를 받아

실태점검을 한 결과에 따른 것인데요,

2022년부터 20245월까지 지방의회 주관으로 국외 출장을 다녀온 게

915건인데 여기에 쓰인 예산이 355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태를 점검해보니 실제 항공료보다 부풀린 금액으로 예산에 반영해

부족한 여행 경비에 보태고 또한 공무수행에 맞지 않은

물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방의회 공무국외출장 규칙 표준안을 개정해 발표하면서

지방의회에서 표준안을 반영한 조례를 만들 것을 권고했는데요,

여기에는 출국 45일 이전 출장계획서 누리집 공개 주민 의견 수렴

출장계획 변경 시 재심사 결과보고서 심사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리고 심사위원회의 역할도 강화했고요,

공무수행과 무관한 예산이 지출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도 손질했습니다.

항공과 숙박 대행, 차량 임차, 통역을 제외한 예산 지출을 금지하고

취소 수수료 기준도 따로 만들었습니다.

 

9. 그렇다면 행정안전부의 표준안을 반영해 조례를 만든 도내 지방의회는 얼마나 되던가요?

 

절반 정도 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경남도의회와 창원시, 창녕군, 의령군, 함안군, 남해군, 산청군, 거창군의회는

이달 들어 개정된 조례와 규칙을 의결해 표준안을 반영했고요,

거제시, 밀양시의회와 함양군, 합천군의회는

아직 표준안을 반영한 조례 개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 의회는 이제야 조례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강화된 조례안을 만든 의회 역시 자신들은

그 심사에서 피해갔다는 비판이 따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현재 합천군, 거창군, 산청군, 하동군, 의령군의회는

확정된 국외연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 처음에 말씀하신 세금으로 가는 호화 졸업여행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인데, 왜 지방의회 의원들의 임기가 끝날 시점에

국외연수를 떠나는지 그게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저도 그렇습니다.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연수라는 것이 공부하는 것인데,

의정활동을 잘하려면 오히려 임기를 시작할 때 국외를 다니면서 공부하고

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에 반영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대체로 임기가 끝날 즈음에 국외연수 프로그램을 돌리니까

졸업여행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지방의회 국외연수 관련 조례에 행정안전부가 권고한

11기관 방문은 물론이고 임기 절반 이후에는

국외연수를 제한하는 것도 외유성 연수를 막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놀다 오라고 여행 보내주는 건 말이 안 되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주간 경남 뉴스픽>, 지금까지 월간 시민시대 정현수 기자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