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부터
솔직히 나는 정치는 여자에게 더 어울리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내 집안 살림 돌아가는 걸 봐도 그렇다. 돈은 내가 좀 더 벌지만 아내가 집안을 통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니까. 선천적으로 내가 돈 계산에 어두워서 그렇기도 하고.
정치는 호전적인 사람이 손대서는 절대 안된다. 또한 타인을 무시하는 사람이 해서도 안되는 분야다.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봤을 때, 모계 중심의 원시공산부족사회에선 전쟁이란 게 없었다. 그저 함께 수렵을 하고 함께 나눠먹으며 살았다. 그런데 남자들이 힘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자기가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많이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싸움이 일어났다. 와중에 권력을 쥔 자는 그 권력을 이용해 더 큰 부와 권력을 탐냈고 자연히 전쟁을 일으켰다. 자기의 재산과 권력을 남이 아닌 자신의 자식에게 물려주는 세습이라는 장치를 공고히 함으로써 지배와 피지배라는 계급이 정착된 것이다. 역사가 그랬다. 남자가 권력을 잡고 정치를 하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시도때도없이 전쟁을 일으켜왔고 그 전쟁의 중심에는 늘 남자가 있었다.
나는 이러한 인류사를 잊지 않는다. 조선시대 남자들만의 정치로 500년을 이어왔다. 성리학 정신으로 위민정치를 펼쳐왔고 정권은 안정되었으며 정당간에 합리적 논쟁으로 정사를 잘 이끌어왔던가? 사색당파, 툭하면 싸움질이요, 온갖 술수를 동원해 권력을 차지하는 것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백성의 삶은 늘 피폐하지 않았던가.
칼럼을 쓰면서 그러한 감성이 온몸에 뜨겁게 흘렀다. 그러나 그런 말들은 표현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경남이라는 이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만이라도 좀 더 많은 여성이 정치권에서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만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논거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 중 우리보다 여성정치인이 적은 곳 있으면 누가 알려줬음 좋겠다. 현재로선 남자들이 기득권을 놓지 않으면 여자에게 기회가 생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기성정치인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어리석은 욕심 좀 내려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