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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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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을 볼까, <명당>을 볼까, 아니면 <협상>을 볼까 옆지기와 논의 끝에 <협상>을 보기로 '협상'했다. 예전 추석 연휴에 영화를 본 적이 거의 없어 이번처럼 극장가가 북적대는 게 일상적인 것인지 모르겠으나 어제 마산 시외터미널 옆 마산CGV에 오후 4시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영화 티켓을 끊는 것도 한참 번호를 기다려야 했고 상영관 앞에서 줄을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선, 영화산업에 대한 부러움이 절로 일었다. 연극도 이러면 얼마나 좋아.



<협상>의 설정이 황당하다고 표현한 이유는, 물론 오락이나 게임이라는 전제를 두고 이야기하자면 황당하다고 말할 것까진 없지만, 극중 민태구(현빈 분)가 동생의 죽음을 이유로 무모한 복수극을 벌이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지고 또한 목숨을 건 복수극에 하채윤(손예진 분)을 끌어들인 이유 역시 쉽게 수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태구가 하채윤을 끌어들인 궁극적 목적은 하채윤이 진실을 밝혀줄 유일한 인물임을 파악했다는 얘긴데 그것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민태구는 영화 시작에서 보여준 하채윤의 협상 실패 사례를 단 한 번 보았을 뿐(짐작이긴 하지만)이다. 민태구가 이런 하채윤을 어찌 믿고 자신의 복수극에 동참시킬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설정의 무모함을 두고 영화를 분석하면 정말 영화는 재미없어진다. '범죄오락영화'라고 했으니 오락적 차원에서 보면, 제법 탄탄한 시나리오 구성과 연기력으로 무장한 배우들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다.


영화는 사실 말이 '협상'이지 협상과는 아무 상관 없는 복수극이다. 다만 복수극의 주인공 민태구가 협상장에 하채윤을 끌어들여 협상을 벌이는 척할 뿐이다.


협상장에 나서게 된 하채윤은 협상을 성공시킬까. 영화의 시작 장면에서 하채윤이 휴가 내고 미팅 중에도 사건현장에 불려나올 정도로 유능한 협상팀 경찰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두 번의 협상은 모두 실패하고 만다. 그 배경에는 강력한 권력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채윤은 협상 과정에서 청와대 황수석과 구회장의 비리를 알게 되고 이 내용은 민태구에 의해 인터넷 실시간 방송으로 세상에 고발된다.


범죄자와의 협상 과정이 어쩌면 따분할 수 있는데 손예진의 적절한 감정 연기로 스토리에 맛을 더했다. 시간이 없어 길게 쓰진 못하지만 민태구의 어처구니없는 홀홀단신 복수 출정 장면만 아니면 스토리의 설득력을 조금이라도 높였을 수 있겠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어쨌든 우리 경찰들도 한채윤 같은 사람이 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일긴 했다. 정 팀장(이문식 분)처럼 코가 꿰인 경찰은 얼마나 피곤할까 그런 생각도 들구.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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