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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현재와 과거, 경남의 문화와 전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애착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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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침에 노유정 씨 왈 "바래다 준다 할 때 따라나서라"하는 바람에 후다닥 챙겨 나섰더니... 노트북을 깜빡 잊었네. 그것도 수영장을 나서서 3·15아트센터 가는 버스를 탔을 때야 생각이 났으니... 돌아갈 수도 없고... 하는 수 없이 원시적 받아쓰기를 하자 심정으로 강의실에 들어갔다.


습관이란 게 참 무서워. 이면지에 받아쓰기를 하는데 노트북으로 바로 받아쓰기할 때보다 집중이 안 돼. 유튜브 링크도 제때 찾아서 붙이고 캡처하고 그렇게 정리해야 뭔가 제대로 되는 기분인데... 강의 내용을 볼펜으로 재생하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지금 보니 이게 뭔 글자인지 알아묵기 어려운 것도 있고.



동서대 오세준 교수가, 그 자신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다, 이번 4월 한 달 동안 '뮤지컬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4번을 강의했는데 워낙 열정적이라 마지막 단원인 한국의 뮤지컬을 다루지 못한 게 아쉽긴 하다. 하긴 강의를 진행하면서 조금씩 언급하긴 했다.


오늘 강의 내용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브로드웨이와 영국의 뮤지컬이다. 프랑스 뮤지컬도 히트친 게 있긴 하다만... 


원래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이 주춤하는 사이 미국은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공연했다. 그러던 것이 80년대 접어들면서 영국은 대작들을 내놓게 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작품들이 이때 제작된다.


캣츠, 오페라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 우리나라에서만 이 네 개의 뮤지컬을 4대 뮤지컬이니 뭐니 이상한 이름을 붙여 규정짓는데, 외국에선 이런 짓거리 안 한다고.



캣츠나 오페라 유령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다. 한 사람이 이런 대작들을 연속해서 만들어낸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단 말밖엔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더 대단한 건 카메룬 매킨토시라는 사람이다. 위 네 개의 작품을 모두 제작한 사람이다. 뮤지컬 예술을 보는 눈이 얼마나 탁월했으면 투자해 만드는 작품마다 대 히트를 치느냐는 거지.


요새 기사를 읽다 보면 댄스컬이니 살롱뮤지컬이니 국적 불명의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는데 이것들 모두 언론사 작명력에 의한 신조어라는 점 명심. 외국에선 이런 표현 안 쓴다고.


기존의 뮤지컬이 대사하고 노래하고 뭐 그런 형태였다면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 의해 송 쓰루 뮤지컬이 등장했단다. 대사도 모두 노래로 표현되는 작품이지. 



레미제라블 감상. 

오페라의 유령 감상.


오페라의 유령을 보면서 연극 작업도 좀 수준 높은 영상 촬영을 해야겠단 생각. 오페라의 유령 공연 비밀을 이야기해주는데... 공개해도 될는지... 립싱크 부분이 많다고. 거울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나 크리스틴의 고음 부분.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로 해놓고 다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ㅋㅋㅋ



여튼 1980년대 이후의 뮤지컬은 무대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공연은 첨단화되기 시작했다고.


<싱 인 더 레인>이라는 작품. 진 캘리 주연으로 유명한 영화다. '사랑은 비를 타고' 주제곡은 아직도 그의 목소리를 타고 라디오에서 종종 흘러나온다. 그런 명성에 힘입어 뮤지컬화 되었다. 그것도 무대에서 비를 뿌리는 혁신적인 무대장치와 함께. 그런데 쫄딱 망했단다. 아무리 잘하는 배우가 무대에서 첨단시설의 혜택을 입고 연기를 해도 진 캘리의 정서를 그대로, 또는 능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완전히 다르게 했다면 몰라도.


비 내리는 무대 궁금하겠다. 영화도 아니고 외부도 아니고 극장 안 무대에서 진짜 비가 내린다고? 오 교수는 이 부분 이야기를 하다가 한 마디 덧붙였다. 이 작품에 대한 리뷰가 여러군데서 실렸는데, 딱 한마디, '진짜 무대에서 비가 내린다'만 핵심 키워드였다고. 배우들 연기가 어떠니, 작품이 어떠니 별 언급이 없었단다.


80년대에는 기존의 영화를 뮤지컬로 리메이크한 작품이 많았다고. 뮤지컬 <페임>도 그중에 하나. 이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진 지 10년 만에 뮤지컬로 만들어졌는데, 영화의 한 장면, PA예술학교 애들이 도로 위 자동차 위에서 굴리며 페임 노래와 춤을 하던 장면, 그게 아주 인상적인데 실제 무대 위에선 그 장면을 어떻게 연출할 수가 없으니... 결국 영화만큼 성공하지 못했다는 얘기.


오페라의 유령을 보자. 미국 브로드웨이에 가면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이 여러 수십 개의 버전이 있단다. 수많은 극단에서 소설을 각색해 무대에 올리니 모르는 사람이 가서 본다면 엉뚱한 작품을 감상하게 될 수도 있다고. 잘 골라야 실망하지 않는다는.


<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작품 역시 많은 버전이 있단다. 다 소설만큼의 감동을 무대에 실을 수가 없다 보니 많이 실패하는데, 디즈니에서 만든 것조차 실패. 그런데 딱 하나 프랑스에서 만든 것, 그거 하나 히트를 쳤단다. 음악을 제대로 만들어서.



<미스 사이공>은 어쩌면 첨단 무대 테크놀로지의 결정체다. 이 작품은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병사와 베트남 아가씨에 대한 이야기다. 노래 중에 '아메리칸 드림'이란 게 있다. 미국에선 대머리도 자랑하는 곳 등등 아메리칸 드림은 왜곡된 환상이라는 등. 미국도 베트남도 껄끄러운 이 작품은 다름 아닌 영국에서 만들었다. 처음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으나 지금 브로드웨이 히트작품이라고. 하긴 우리나라에서도 히트를 쳤던 작품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참, 첨단 무대기술! 무대에 헬리콥터가 등장한다고. 그냥 무대장치로 서 있는 게 아니라 착륙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대체 어떻게? 크레인을 활용해 헬기 앞부분을 매달고 헬기의 기울기는 컴퓨터로 제어해서 움직이게 했다고. 와! 세상에. 아시바에 합판 붙여 색칠하고 밀어서 공연하던 때와는 완전 격세지감이다. 그러면... 돈없는 극단 우짜라꼬?!


영국이 이렇게 뮤지컬로 히트를 치자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월트 디즈니가 <미녀와 야수>로 출사표를 딱 꺼내 든 것이렷다. 애니메이션으로 성공을 거뒀던 작품이라 아이들에게 얼마든지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인데다 이 뮤지컬 작품이 공연무대인지 애니메이션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완벽히 애니메이션과 동일한 싱크로율을 보였단 얘기. 게다가 공연을 애가 좋아한다고 애만 보나? 하다못해 엄마나 아빠가 따라가 볼 것이고, 애가 하나면 모르겠는데 둘 셋 되어봐. 한 번 공연 보는데 최소한 80만 원. 그러니 제작사 대박 터뜨린 거지.



그런데 90년대 뮤지컬 대부분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대박을 이룬 디즈니가 성인뮤지컬 <아이다>, 작곡가 베르디의 '아이다'로 유명한 이 작품을 호기롭게 제작했는데 실패! 이유가 지금의 우리로선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데, 남녀 주인공이 키스하는 것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장면이라고. 왜? 남자는 백인이고 여자는 흑인이거든. 당시 미국의 정서가 그랬다는군.


'아이다' 이 작품 우리나라에선 옥주현이 선탠하고 흑인 연기를 했는데 이젠 이런 식의 설정은 먹히지 않는 시대라는 게 오 교수의 말. 누굴 예로 들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예를 들자면, 블랑카가 "사장님, 나빠요!" 하는데 한국 사람이 동남아 사람처럼 흉내 내지 말고 동남아 사람이 와서 직접 연기를 해야 먹힌다는 것이다. 일리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요새는 무대도 자막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외국어 못 알아듣는 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음.... 고민해야 할 부분이 생겼는걸.


뮤지컬 계도 최근으로 오면서 작품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고. 1996년 <렌트>라는 작품은 에이즈로 죽어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당시 크게 히트를 쳤지만 지금은 한물간 작품으로 리메이크도 하지 않는다고. 대신 <사운드 오브 뮤직> 이런 작품들은 그렇게 오래되어도 계속 공연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클래식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 클래식은 인간의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문제를 다룬 것. 그런 작품이 오래 산다고. 하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오늘날에도 계속 재생산되는 것을 보면...


뮤지컬의 기원이 여러 쇼를 무대에 올려 스토리를 꾸민 것이라고 한 것처럼 음악을 묶어서 스토리를 만들고 제작된 작품이 있다. <맘마미아>, 아바의 노래를 엮어서 뮤지컬 작품을 만들었다. 노래의 대부분 가족과 사랑이어서 스토리를 꾸미기도 쉽다. 그래서 성공한 케이스다.


그룹 퀸의 노래도 이처럼 뮤지컬로 제작된 게 있는 데 실패. 이뿐만 아니라 대부분 노래를 가지고 스토리를 엮어 뮤지컬을 만든 작품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2000년대 뮤지컬은 단연 첨단 테크놀로지 무대가 핵심으로 여겨질 정도다. 음향이든 무대든 조명이든 또는 여러 기술적인 요소든 첨단기술에 의한 화려한, 깜짝 놀랄 정도의 작품이 아니면 관객은 심드렁해질 뿐이다. 그런데 기술은 어마어마하게 발전했는데 소재의 고갈로 뭐 재미있는 작품이 없다는 것이 오늘날 뮤지컬 계의 딜레마다.


그래서 지금은 창의적 문화콘텐츠가 핵심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한 것이다. 조앤 롤링의 작품 <해리포터> 시리즈 '저주받은 아이'가 무대화됐다. 강력한 스토리에 화려한 마법이 무대에서 펼쳐지니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공연이 뭐? 총 5시간짜리라고. 한 번 보려면 80만 원 기본인데... 그래도 영국에선 표를 구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있단다. 세상 참. 이런 작품 하나 만들어보면 소원이 없겠다.


끝으로 디즈니의 <라이온 킹>을 감상했다. 화면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배우들이 어떻게 동물을 묘사하는지 보고선 어떻게 저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었을까 했는데... 일본의 분라꾸(文樂)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라이언킹 영상을 집에서 다시 찾아봤다. 선명한 영상으로 가까이서 보니 실감이 더 난다. 캡처한 화면 추가





아무리 일본의 문락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고 하지만 정말 아이디어 응용력이 대단하다. 앞으로 작업할 연극에도 충분히 아이디어 자극제로 참고할 영상이다.

Posted by 무한자연돌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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